어떤날은
어느 누가 됐던 전화를 걸어주었으면 싶을때가 있다.
그 어떤날 중의 하루는 바로 오늘
문득 떠오른 통화하고 싶은 예상외의 인물
그건 당신
오늘 온종일 시각적인 것에 매달려있던 나는
청각적인 것에 뜬금없는 갈증이 난다
인종도
문화도
풍습도 악습도
지리도
선과 악 빛과 어둠도
볼테르도
지금만큼은 살포시 내려놓고
당신과 시덥잖은 농담 따먹기에 열중하다
수화기 너머의 당신과 나의 호흡이 한 박자로
꺄르르
숨 넘어갈듯 웃어제끼는 찰나의 순간이
나에게는 너무나도 간절하다
난 오늘 무엇을 읽고 듣고 보고 쓰고 느끼고 생각하고 말했으며
뭐가 좋고 싫고 슬프고 기쁘고 화나고 짜릿했어
어쨌든 내 하루는 이랬다
내 것이 아닌 당신의 하루가
전부 다 듣고 싶다 알고 싶다
같이 궁상떨고 욕하고 웃고 발차기 하고
부러워하고 흥분하고 행복해하고 즐기고 싶다
허나
통화 목록을 보아도
전화번호부를 훑어도
지금 당장 내가 전화를 걸 이는 아무도 없다
내가 걸기 전에 누군가가 먼저 걸어주었으면 하고
나를 미적거리게 만드는 이 이기심이라는 것이
어쩌면 내가 누를 번호가 없는
최대 혹은 최악의 이유이거나
앞으로 살면서 나와 통화할 확률이
0.1프로도 채 안되는 당신
당신의 하루가 궁금한 내가,
오늘만큼은 당신에게 내 하루를 이야기하고픈 내가
나라는게 참 이렇기 때문에
그럴수도 있겠구나
건강, 잘 챙기고 있니
그곳, 날씨는 어떻니
지금, 기분은 어떻니
최근, 여행한 곳이 있었니
잠은, 밥은? 일은?
요즘, 너, 당신. 어떻게 지냈니?
가끔, 당신도 내 하루가 궁금할까